미성년자와의 중고거래시 주의할 점

미성년자와 중고거래 하면 안된다?

얼마전 당근마켓이라는 어플로 주변의 사람들과의 중고거래에 빠져있습니다. 그런데 어느날 이런 문자가 왔습니다.

'저한테도 파실 수 있나요?'

무슨 말인가 싶어서 물어보니 중학생이라는 겁니다. 그래서 '중학생과는 거래하면 안되나요?'라고 제가 반문하자 '미성년자와는 거래 안한다는 분들이 있어서요'라는 답변이 왔습니다. 제가 모르는 미성년자와의 거래관련 법조항이 있나 싶어서 부랴부랴 인터넷을 검색해보니 '미성년자는 단독으로 법적 계약을 맺을 수 없으며 그로 인해 보호자의 허가가 없는 미성년자와의 금전거래는 무효'라는 내용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한술 더 떠 미성년자의 보호자(법정대리인)으로부터 민사소송이 발생할 수도 있다는 무서운 이야기도 소개되어 있었습니다.

물론 민사소송으로 법원을 드나들은 일이 주변에서 접할 수 있는 케이스는 아닙니다. 하지만 소송까지 이어지지 않더라도 미성년자와 중고거래시 실제로 경험할 수 있는 불쾌한 사례들이 인터넷을 찾아보니 다수 있었습니다. 그 중에서 '미성년자'임을 악용하는 대표적인 사례를 한 가지 소개합니다.

실컷 사용후 반품

미성년자가 구매자인 경우로 거래 자체는 평범하며 때로는 더 좋은 가격에 구매하고자 연락해봅니다. 하지만 거래가 종료된 후 나중에 반품을 요구해옵니다.

물론 정상적으로 종료된 거래라면, 게다가 하자가 없는 제품을 판매한 것이라면 뒤늦은 환불요구가 황당하게 느껴질 것이며 판매자에 따라서는 환불에 응하지 않는 경우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 때 구매자는 '미성년자와의 거래행위는 불법이므로 경찰에 신고하겠다'라는 태도로 나오므 왠만한 경우 성인들은 귀찮은 문제를 피하기 위해 환불에 응해주게 됩니다.

이 때 판매한 물건이 판매당시의 상태 그대로 돌아온다면 그나마 낫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손상되거나 제품의 가치가 훼손되어 되돌아오기도 하므로 그 피해를 온전히 감수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미성년자와의 거래로 인한 기타 피해사례

하자가 있는 물건을 정상제품인양 게재하여 판매하거나, 판매자에게 제품의 사진을 요구한 후 해당 사진을 이용하여 거짓 판매글을 게재하여 사기행위에 이용하기도 합니다.

위와 같은 행위가 비단 미성년자에 국한되어 일어나는 것은 아니지만 일부 영악한 미성년자들은 본인의 범죄행위에 대한 처벌이 성인보다 가볍다는 점을 악용하고 있어 문제입니다.

미성년자와의 거래로 인한 피해를 피하려면?

미성년자의 보호자가 동석한 자리에서 매매를 진행하거나 보호자의 허가를 증명하는 문서를 받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지만 말처럼 쉬운 것이 아니다보니 가장 추천하는 것은 미성년자와의 거래 자체를 피하는 것입니다.

물론 판매가가 저렴한 물건이나 환불처리 되어도 제품의 가치가 훼손되지 않는 경우라면 최악의 경우를 상정하고 매매를 할 수도 있겠지만 개인적으로는 가능하다면 거래 자체를 피하는 쪽을 권합니다.

'저한테도 파실 수 있나요?' 학생과의 거래

이 글의 서두에서 '저한테도 파실 수 있나요?'라며 연락을 해온 중1 학생에 대한 이야기로 되돌아가보겠습니다. '미성년자와의 거래로 인한 피해사례' 링크를 보내주자 '저 그런 개념없는 사람 아니에요 ㅋㅋㅋ'라는 답변이 왔습니다. 5,000원의 소액 거래였고 어린 학생을 실망시키기도 그래서 믿고 거래하기로 하였습니다.

하지만 첫 연락 이후 '축구하고 와서 피곤해서', '학원에 가야해서' 등의 이유로 7차례 정도 일방적으로 거래약속이 연기되었고 마지막에는 참다못한 제 쪽에서 불발처리 했습니다.

미성년자가 모두 나쁜 것도 아니고 미성년자의 미숙함이 죄도 아니지만 성인과의 거래라면 있을 수 없는 비상식적인 일이 일어날 수 있다는 점을 새삼 깨닫게 해준 경험이었습니다.